2009년 04월 14일
'브라이언 초'의 홍대 점령기 - 검정치마 <201>
얼마나 비슷한가.
우리나라 대중음악에 있어서 이건 꽤나 중요한 이야기다.
음악을 만드는 사람에게도, 음악을 듣는 사람에게도.
본토 음악과의 유사성은 퀄리티를 결정하는 중요 요소로 작용하곤 한다.
R&B나 힙합 등 국적이 분명한 장르일 경우 더욱 엄격히 적용된다.
대중들이 나얼의 노래에 감탄하는 이유만 봐도 그렇다.
그의 노래를 처음 들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하는 말은 딴 게 아니다. “완전 흑인이야!!!!”
가수는 작곡가에게 ‘누구처럼 해주세요’라고 하고, 작곡가들은 그 ‘누구’의 곡을 분석, 소화한다.
이를 두고 ‘따라쟁이’라 비난할 생각은 없다.
우리에게서 나고 자란 음악이 아닌 이상,
본토 음악의 색깔을 내려는 노력이나 본토의 색깔이 진한 음악에 귀가 솔깃 하는 것 모두
자연스러운 일일테니.
검정치마.
홍대 인디씬을 점령한 그들도 여기서 출발했다.
검정치마의 음악을 두고 하나 같이 ‘영미권 인디 록을 듣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국에 이런 밴드가 있다니! 세련되고 이국적이야! 어디서 뭘 하다 나타난 거지?’
발단은 브라이언 초(Bryan Cho), 조휴일이었다.
초등학교 졸업 후 미국으로 이민을 갔던 그는 2004년 뉴욕에서 3인조 펑크 밴드를 결성해 활동했다.
2007년 잠시 한국에 들어와 홍대 클럽에서 공연을 했고, 그러다 국내 앨범 발매를 결심했다.
다시 돌아가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미국 전 지역을 돌며 녹음을 했고, 그 결과물이 지금 우리에게 찾아 온 ‘201’이다.
정확히 말해 검정치마는 조휴일의 원맨 밴드. 지금 함께 하는 다른 멤버는 한국에 온 후 찾은, 세션에 가깝다.
얼마나 잘하는가.
모든 음악에 있어서 이건 가장 중요한 이야기다. 단지 본토 음악과 흡사하기만 하다면 아류에 불과할 뿐.
나얼은 ‘흑인 삘’을 내는 가수이기 이전에 음정과 발성에 있어서 독보적인 완벽함을 자랑하는 가수다.
검정치마 역시 ‘영미권 삘 충만’을 자랑하기 이전에 높은 완성도로 무장하고 있다.
가볍지 않으면서도 귀에 쏙 들어오는 선율, 꼭꼭 씹어 삼키고 싶은 기발한 가사,
재치와 익살이 적재적소에서 드러나는 센스 있는 곡의 운용 등 그야말로 ‘반짝반짝 빛나는’ 음악이다.
이들의 음반을 듣고 뱀파이어 위켄드나 타히티80를 떠올릴 수는 있겠다.
그러나 확실한 건 검정치마가 그들에 견주어 절대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
검정치마만이 구현하는 사운드는 곳곳에 묻어있는 한국적 정서로 완성되고,
이는 검정치마 중독자들을 무수히 양산해 내고 있다.
# by | 2009/04/14 00:43 | phonograph record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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